도쿄 독거 아줌마의 ISFJ한 삶
하코네 폭설로 소운잔역에서 오와쿠다니역까지 걸어감, 검은 달걀 먹방 본문
강아지와 함께 떠난 하코네 여행, 폭설로 케이블카 운행 정지 + 대체 버스조차 안와서
오와쿠다니역까지 1시간 30분 걸어서 가서 검은 달걀 사먹은 썰을 공유합니다 🥹
저의 소중한 개 아들 보물이와 함께 한 행복했던 하코네 여행!
소운잔역까지 오는 내내 눈 내린 하코네의 설경을 바라보는데에 흠뻑 도취되어 있었는데요
여행의 묘미는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아닐까요?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소운잔역에 도착하고나서야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그래도 대체 버스가 운행된다고 해서, 오와쿠다니로 향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려고 줄을 서 있었고
저도 하코네 프리패스를 보여주니 바로 이렇게 대체 버스 티켓을 주셨어요
워낙 기다리는 사람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3,40분 정도 기다리면 탈 수 있겠지 했는데
이게 왠걸.... 교통 사정이 좋지 않다고 버스가 두시간 가까이 기다려도 오질 않는거에요 😢
날은 춥고, 아직도 제 앞에는 타야 할 사람들이 한 가득이고, 버스는 빨리 오지도 않고 ....
한참을 기다리다보니 보물이를 귀여워 해주던 제 뒤에 서 있던 필리핀 아가씨들,
일본인 아가씨들, 한국인 남자 분과도 서로 다국어(?) 대화를 하면서 기다렸는데 (서로 간식도 나눠먹음 ㅋㅋㅋ)
안돼겠다! 우리 그냥 걸어갑시다! 하는 분위기로 급 반전 되었어요 ㅋㅋㅋㅋㅋ
1. 소운잔역에서 오와쿠다니까지 걸어가며
그렇게 젊은이 군단(?)이 결성되고 저희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른 분들도 함께 걷기 시작하셨어요
버스를 기다리며 친해졌던 7~8명의 사람들과 함께 걷게 되어서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더라구요
근데 마음의 위안은 그것만이 아니었어요
아니 일단 걷는 발걸음 발걸음마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고 그림이잖아요 !!!!!
너무 황홀한 풍경에 환호성이 터져나왔어요
인도가 없는 오르막길 도로였고, 구불대는 길에서 언제 차가 올지 몰라서
보물이를 내내 안고 가느라 사실 체력적으로는 쉽지 않았지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차를 타고 지나쳤으면 이렇게까지 볼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가는 길에 발견한 온천수는 흘러내리는 계곡물처럼 따뜻한 김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온천수로 인해 수증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어요
사진에 다 담아오지 못했는데, 이 주변은 어스름한 안개가 피어서 정말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나뭇가지 하나 하나에, 밀가루를 덮어쓴 듯한 새하얀 나무들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예정에 없던 강제 트래킹은, 오히려 걷지 않았으면 마주하지 못했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함께 걷던 사람들이 다들 지쳐갔는데
서로 이름도 모르는 스쳐지나가는 관광객 1이었을 뿐인 사람들이
힘내자며 서로 복돋아주고 발을 맞춰가며 걸어갔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느꼈던 "길에서 만난 동료애"를 다시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국적도, 서로 쓰는 말도 달라 짧은 단어로의 대화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은 다 똑같았다고 생각해요
(그 와중에 일본에 살고 있는 필리핀 여자분과는 연락처도 교환함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서로 마음과 용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드디어 슬슬 자동차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버스가 안 오나 했더니 오와쿠다니에 가까워질수록 차량 정체가 심해지더라구요
버스를 타고 가던 사람들도 중간에서 내려서 걷기 시작했어요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마치 피난길을 연상하는 느낌이었는데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풍경 좀 보세요 ... 진짜 눈 내린 하코네 여행은 백번 추천함 (강제 트래킹 가능성 있음 주의)
오와쿠다니 정상에 도착할수록 화산 특유의 계란 냄새(황산가스 냄새)가 느껴졌어요
보물이도 가방 안에서 연신 콧구멍을 씰룩 거리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온천 수증기로 가득한 이 와중에 후지산 정상이 빼꼼 보이는 장관을 목격함!!!!!
중간에 생크림 살짝 흘린것 같이 생긴 ㅋㅋㅋㅋ 저게 바로 후지산입니다!!!!!
1시간 30분만에 오와쿠다니 도착... 흐규흐규... 잘해따 나 자신...
오와쿠다니 보이자마자 다 같이 서로 하이파이브하고 난리남 😊 같이 걸으면서 전우애 생겼어욬ㅋㅋㅋㅋ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서로의 여행을 응원하며 쿨하게 헤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
2. 오와쿠다니 검은달걀 후기
보물이까지 들쳐메고 그 오르막길을 걸어서 왔으니.. 얼른 검은 달걀을 사봅니다
📌 오와쿠다니 쿠로타마고칸(大涌谷くろたまご館) 기본 정보 | |
---|---|
📍 주소 | 1251 Sengokuhara, Hakone, Ashigarashimo District, Kanagawa 250-0631 |
💰 입장료 | 무료 |
⏰ 영업시간 | 오전 9:00 ~ 오후 4:30 |
📞 전화번호 | 0460-84-9605 |
🔗 공식 홈페이지 | https://owakudani.com/ |
참고로 오와쿠다니역에 있는 검은달걀 판매점인 쿠로다마고칸은 강아지 입장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가게 앞에 보물이 잠시 묶어두고 잽싸게 사가지고 왔어요 💦
🥚쿠로타마고 4개에 500엔으로 구매했습니다
오와쿠다니 온천 지역에서 나오는 유황 열기로 삶아 검게 변한 계란은 건강과 장수를 상징한다고 해요
검은 달걀을 먹으면 수명이 7년 연장된다는 전설도 있으니 건강을 기원하며 먹어볼게요 😊
보물이도 장수해야하기 때문에 노른자 한 알을 통크게 간식으로 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엄마 따라 다니느라 힘들었을테니 영양 보충겸 ㅎㅅㅎ!
3. 오와쿠다니 검은카레빵 후기
검은 달걀만 사러 나오려다가 검은 카레빵이 꽤 평판이 좋길래 한 번 사 봤는데
블랙 코코아 파우더와 대나무 숯이 섞인 검은 빵이 의외로 바삭 쫄깃하고
속에 들어있는 검은 카레가 짭쪼롬해서 진짜 꽤 맛있더라구요!
세금 포함해서 430엔이니 짭짤한 빵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드셔보세요!
그렇게 배를 채운후에는 검은 달걀 포토스팟에서 보물이랑 셀카를 남기구요 ㅎㅅㅎ
(눈 감은거 너무 귀여움...💕)
4. 하코네산 구경
본격적으로 하코네산을 구경해봅니다
아직까지도 화산 활동을 하는 활화산인데요
그래서 아직도 산 곳곳에서 유황증기가 피어오르고, 물이 고인 곳은 부글부글 끓기도 해요
도쿄 근교에 이런 관광지가 있다는게 참 신기하죠?
그렇게 오와쿠다니에서 먹방을 하고 보물이와 산책을 좀 했더니
배부름 + 산책 후라 보물이가 졸려서 눈이 자꾸 감기더라구욬ㅋㅋㅋㅋㅋ
저 혼자 신난 인증샷을 남기고😅
계란 먹고 계란 냄새 맡는 중 ㅋㅋㅋㅋㅋㅋ
유황냄새가 계란 냄새처럼 진동을 하는데, 그조차도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오와쿠다니 관광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내려가려고 또 버스티켓을 받았어요
이번에야 말로 타고 내려가겠다 ...!!! 했는데 다행히 내려갈 때는 버스를 타고 내려갈 수 있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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